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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영화, 반항아와 오지랖 선생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

by Off-line 2025. 3. 23.

『완득이』는 2011년 개봉한 한국 영화로, 배우 김윤석유아인이 주연을 맡아 각각 '오지랖 넘치는 선생님' 동주와 '소심한 반항아' 완득이를 연기했습니다. 원작은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로, 원작의 감동과 웃음을 스크린에 충실히 옮겨오며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영화는 단순한 학원물이나 청춘 성장 드라마를 넘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가족, 소통, 존중, 교육이라는 큰 주제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냅니다.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던 소년 완득이와, 남의 일에 유독 간섭하기 좋아하는 담임 똥주 선생. 처음엔 서로가 불편하고 싫기만 했던 이들이 어떻게 서로의 삶을 바꾸는 존재가 되었는지, 그 과정을 따라가며 우리는 성장과 변화의 진짜 의미를 마주하게 됩니다.

 

영화 완득이
영화 완득이

1. “완득이” 줄거리와 인물 관계의 핵심

고등학생 완득은 공부에도, 학교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학교에서는 문제아로 낙인찍혀 있고, 집에서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장애가 있는 아버지와 말이 통하지 않는 삼촌과 함께 살아갑니다. 이렇듯 불안정한 가정환경과 사회적 편견 속에서, 완득은 마음을 닫은 채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아갑니다. 오로지 몸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것이 그의 유일한 자존심입니다.

그런 완득의 삶에 발을 들인 인물이 바로 담임 선생님 동주입니다. 입만 열면 막말이 쏟아지고, 정규 수업보다 자율성을 강조하는 엉뚱한 수업 방식으로 학생들 사이에서는 ‘똥주’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동주. 그는 교사라기보다는 친구, 때로는 형 같은 존재로 학생들과 어울립니다. 하지만 유독 완득이에게는 더 집요하고, 더 간섭하는 인물입니다.

동주는 완득의 개인적인 사정에 무례하게 파고들며 완득을 당황스럽게 합니다. 그의 과거, 가족사, 집안 사정까지 들춰내는가 하면, 옆집 옥탑방에 이사 와서 밤낮없이 완득을 불러내고, 집에 들이닥쳐 아버지, 삼촌과 술을 마시기도 합니다. 이러한 ‘오지랖 폭발’에 완득은 “제발 똥주 좀 죽여주세요”라고 교회에서 기도까지 하죠.

하지만 그런 엉뚱한 간섭 속에서도 동주는 완득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줍니다. 그는 완득에게 처음으로 진심 어린 관심을 주는 어른이었습니다. 완득도 점차 그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자신의 인생에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2. 완득과 똥주, 상극 같은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

‘불편한 선생과 학생’이라는 전형적인 관계처럼 보이지만, 완득과 동주의 관계는 전혀 다른 형태의 유대로 발전해 나갑니다. 동주는 완득의 단점을 고치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변화할 수 있도록 곁을 지켜줍니다. 훈계보다는 도발, 명령보다는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완득을 흔듭니다.

이런 방식은 처음엔 충돌을 일으키지만, 결국 완득이 마음을 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완득은 누구보다 혼자였고, 사회의 보호망 바깥에 놓인 아이였습니다. 그런 완득에게 동주는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첫 번째 다리였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일방적인 구원이 아닌, 상호 변화와 성장의 이야기입니다. 동주 또한 완득을 통해 자신이 잊고 있었던 순수한 열정과 책임감을 되찾게 됩니다.

 

3. 가족, 차별, 그리고 성장의 통로로서의 '관계'

영화는 완득의 성장 이야기 속에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를 녹여냅니다. 완득의 어머니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로, 완득은 태어난 이후 단 한 번도 어머니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지체장애를 가진 인물로, 완득은 이런 가정환경에 대해 부끄러움과 분노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동주의 오지랖은 완득에게 친어머니를 만나보라고 제안하며 극에 전환점을 만들어냅니다. 완득은 처음엔 반발하지만, 결국 어머니를 만나게 되면서 ‘가족’이라는 존재를 다시 정의하게 됩니다. 어색하고 서툴지만 진심 어린 어머니의 모습은 완득의 내면 깊은 곳에 닫혀 있던 감정을 자극하고, 그가 다시 가족이라는 공동체 속으로 발을 들이게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또한 이 영화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 시선, 장애 가족을 둔 청소년의 현실, 학교라는 공간의 한계 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를 다룹니다. 하지만 그것을 무겁게만 그리지 않고, 유머와 감동을 섞어 균형 있게 전달하는 것이 이 영화의 미덕입니다. ‘문제아’ 완득은 결국 자신이 문제인 게 아니라, 그를 둘러싼 시스템과 시선이 문제였다는 사실을 관객에게 말없이 전합니다.

 

4. 진짜 교육이란 무엇인가?

‘완득이’는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습니다. 동주는 정형화된 교육을 따르지 않습니다. 자율학습은 진짜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말하고, 교과서보다 학생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입니다. 그는 틀에 맞추기보다는 학생이 ‘스스로의 틀’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그런 동주가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도, 완득에게 결국 멘토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그가 ‘진짜 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깨닫게 하는 것이며, 누군가를 성장시키는 일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 영화는 보여줍니다.

 

결론: “내가 나를 이해할 때 비로소 어른이 된다”

『완득이』는 단순히 ‘불우한 환경 속에서 성장하는 청소년’이라는 익숙한 틀을 넘어서, 진짜 성장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하는 작품입니다. 그것은 환경의 극복도, 꿈을 이루는 것도 아닌, 스스로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유아인은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반항적인 청소년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으며, 김윤석은 특유의 카리스마와 인간미로 복합적인 교사 캐릭터를 완성했습니다. 이 두 배우의 연기 합은 영화 전체를 이끄는 큰 힘이 되었고,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완득이』는 모든 소외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넌 혼자가 아니야. 너를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어.” 그리고 그 메시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감동적이지만 유쾌하고, 가볍지만 묵직한 이야기. 『완득이』는 세상과 자신 사이에 벽을 세운 이들에게 작은 창문 하나를 열어주는 따뜻한 영화입니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꼭 감상해보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마음속에도 작은 변화가 일어날지도 모릅니다.